올블로그는 변화가 없다. 아니, 어쩌면 변화하고 있는데 내가 그 변화에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고.


  솔직히 안타깝고 서운하다. 올블로그는 분명 4월부터 10월까지 점진적인 개편을 해나가겠다고 비공식적으로나마 말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 곧 9월이다. 대체 우리 유저들은 어떤 변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일까. 위드블로그 같은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당장 메타블로그의 유저를 확보하고, 그들이 올블을 떠날 수 없게끔 올블로그 자체의 매력을 더욱 키워가는 일이 아니겠는가. 올블로그 내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올블로그에, 블로거를 향한 어떤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서운할 따름이다.

  어쩌면 더욱 더 완벽한 시스템을 위해 오랜 기간 토의하고 개발하는 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논의를 블로그칵테일 내부에서만 할 필요는 없다. 뭔가 두렵다면 일단 시도하고, 이에 따르는 문제점은 열정을 가진 수많은 블로거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면 된다. 블로그칵테일은, 블로거들이라는 인적자산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푸념은 이 정도로 하고, 원래 지적하고 싶었던 부분을 말해보기에 앞서, 인기태그 시스템의 기준만 살짝 보고 넘어가자.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은 올블로그 운영진의 편집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며, 블로거들이 얼마나 해당 태그에 관련된 글을 많이 쓰는가와 해당 태그에 대해 추천이 얼마나 일어났는가 등으로 평가를 하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1.


  위는 에이미트의 박창규 회장이 김민선 씨를 고소하고, 전여옥, 변희재에 이은 말과 말이 이슈가 되었던 며칠 전의 인기태그 화면이다. 1. 광우병 2. 전여옥 3. 정진영 4. 김민선.

  태그는 전부 다르지만, 어쨌든 이번 김민선 사태를 다루고 있는 글의 경우 저 네 태그 모두에 속한다. 그러니까 저 네 태그는 "김민선 피소 사태"라는 큰 주제에 속한 단어들의 나열이라는 말이다. 이번 이슈의 경우, 일반적으로 '광우병 '태그에 속한 글은 '김민선' 태그에도 속해 있었다. '김민선' 태그에 속한 글은 '정진영' 태그에도 속한다. '정진영' 태그에 속한 글은 '전여옥' 그리고 '변희재'라는 태그에도 속한다. 그리고 이 경우, 광우병에 관해 쓴 글을 추천하는 것은 곧 "광우병" "정진영" "김민선" "전여옥" 태그를 동시 추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이 현상은 여러 개를 동시에 쓸 수 있는 태그의 성질에서 기인한다. 태그를 고를 때는 누구나 고민한다. 한 글에서 나오는 중요한 단어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 전부를 태그로 써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진짜 주제어로만 몇 개 골라서 써야 하는가? 사람들은 이런 고민이 들면, 그냥 웬만큼 비중있는 단어들은 전부 태그로 써버리는 길을 택한다. 그거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딱히 손해볼 것도 없잖은가? 그리고 그 결과, 위와 같은 일, 즉 광우병이라는 한 주제가 '김민선' '전여옥' '정진영' 이라는 식으로 "내용은 같은데 이름만 바꿔서" 인기태그 전체를 잠식하는 일이 벌어진다.

  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광우병에 관한 글을 쓰며 태그로 "광우병"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곱병" "인간 광우병" "vCJD"라는 네 태그를 쓴 것이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인기태그 목록은? 1. 광우병 2.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곱병 3. 인간 광우병 4. vCJD 가 되지 않겠는가?

  이번엔 좀 다른 경우로 가보자. 광우병에 대한 글을 썼다고 치자. 그런데 난 태그로 "vCJD" "인간 광우병" 라는 단어만 골라서 썼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광우병에 대한 글을 썼다. 근데 그 사람들은 태그를 그냥 "광우병"이라고만 정했다. 그렇게 "광우병"이라고만 정한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 태그는 인기태그에 속하게 되었다. 근데 나는 비록 "광우병"에 대한 글을 썼지만, 태그로는 "인간 광우병"이라고 썼을 뿐 "광우병"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으므로 내 글은 인기태그를 포함한 글 목록에 속하지 않게 된다. 주제는 같지만 사소한 표현의 차이로 인해 밀려나는 것이다. 억울하다.

  올블로그에 대해 썼던 이전 글에서, 더 이상 태그로는 메인에 노출되는 글의 다양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태그 시스템엔 아직 허점이 많다. 태그를 정하는 규칙도 없고, 모두가 공통으로 어떤 정형화된, 모든 주제를 포괄할만한 태그 하나를 사용하자고 하는 암묵적 룰도 사실 없다. 때문에 인기태그 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한 것이다. 단순히 블로거들에게 많이 사용된다는 의미의 "인기태그"는 저렇게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상 블로고스피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두루두루 심도있게 노출할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태그'시스템을 '카테고리'시스템으로 보완하는 방법도 있다. 위에서 나온 문제들을 피하기 위해, "김민선" "광우병" "인간광우병" "정진영" 태그를 동시에 달고 있는 글을 "광우병 관련, 김민선 피소사건"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많은 시행착오와 귀찮은 수작업, 그리고 골때리는 알고리즘이 동원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안의 주제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보여줄 수 있고, 다른 주제, 즉 다른 내용을 담은 태그도 보여줄 수 있기에 특정 사안의 메인독점 현상도 피할 수 있다. 혹은 채널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고.



2.


   사실 블로고스피어 내에서 이슈가 되는 주제와 많이 사용되는 태그는 일치하지 않는다. 스크린샷은 못 찍었지만, 특정 인기 연예인의 뮤직비디오가 발매되거나 했을 경우 이 뮤직비디오만 달랑 올려놓고 포털사이트로부터의 입질을 기다리는 블로그들로 인해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이라는 코너의 취지가 손상되는 일이 꽤 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어떤, 정성을 들여 쓴 글과 그리고 그 글에 달리는 몇 개의 댓글, 트랙백. 이런 글들과, 연예뉴스 기사 일부, 뮤직비디오 가져와서 검색엔진에 노출되기를 기다리는 글들의 가치가 정녕 같단 말인가? 또한 그런 공장에서 생산되는 듯한 글이 정말 "현재 블로거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태그로 그룹을 묶어서 보여주는 서비스"에 상위로 노출될 만큼 의미가 있는 것들인가? 연예인의 이름이 인기태그로 올라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태그 안에 얼마나 의미있는 글이 있고, 실제로 블로거들이 그 태그에 속한 수많은 일회성/광고용 포스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다. 이럴 경우 필터링이 필요하다. 유튜브에서 가져온 뮤직비디오 하나 올려놓은 글이 정말 '블로고스피어에서 떠오르고 있는 이슈'를 대변할 수 있는지, 그럴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선 난 부정적이다.

  올블로그에선 유저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유저들의 활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에 어떤 모순이나 오류가 발견된다면, 그건 블로그칵테일이 책임지고 보완해야 한다. 아마 올블로그에 대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포스트는 이게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다만, 어쨌든 조금씩이나마 블로거 친화적으로 변화하는 올블로그의 모습을 보게 되기를 소망한다.


  p.s. 글이 너무 거칠고 미흡한 것 같아서 약간만 이해하기 편하도록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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