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많은 생각을 해온 주제였지만, 이번에만큼은 가만히 있으려 했다. 하지만, 오늘 올블로그에서 이 글을 보고 억눌러왔던 뭔가가 결국 터졌다.
 
   굳이 남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지금부터 말할 것은, 그저 일개 마이너 블로거의 작은 소망일 뿐이다. 난, 블로고스피어가 순수했으면 좋겠다.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 희망에 불과하지만. 여기서 순수하다는 의미는 '돈을 위해서 블로깅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돈에 의해 특정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블로깅을 하지 않는다' 이다. 비슷해보이지만 약간은 다르다.

  여름하늘, 그의 표현이 다소 격하고 또한 논리의 비약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난 그의 생각에 동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블로고스피어가 언제까지고 순수한 블로거들만의 세상으로 남을 순 없을 것이라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프레스 블로그인가.. 뭐 하여간 화장품 보내놓고 리뷰 쓰라고 시키는 그런 같잖은 서비스가 생겨났을 때부터 예상은 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블로고스피어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몰랐고, 하필이면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거'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는 것 또한 안타깝게 느껴진다.

  IT계의 파워블로거들. 대체로 그들은 돈을 받고 리뷰를 써서 파워블로거가 된 것은 아니다. 파워블로거가 된 후에 리뷰를 쓴 거지. 그들 나름대로 자신의 철학에 입각한 블로깅을 열심히 해왔다는 소리다. 블로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치고 새로 나온 IT제품 등에 흥미를 가지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본다. 블로깅을 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디지털 매체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최신 기기를 무료로 지급하고 리뷰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는 것, 이것은 대단한 제안이고 엄청난 유혹이다. 그런 제안이 들어오면 나라도 바로 승낙하겠다. 거기까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그들 중 일부가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면서 그 사실을 부정한다는 데에 있다. 자신의 글이 완전히 객관적으로 쓰여질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하고 미리 구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어떤 자들은 그것을 무조건 정당화하고자 한다는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 이건 존중을 말하기 전에, 다른 블로거들에 대한 예의를 말해야 하는 문제다.

  자본으로 인해 입발린 소리를 해대는 이상, 그들의 블로그가 우리 시대 대표 찌라시인 조중동과 다를 것이 대체 무엇인가? 그들의 블로그는 나의 그것 같은 작은 블로그와는 다르다. '힘'을 지녔다. 사람들이 받는 인상과 그들이 하는 생각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힘. 적어도 그 점은 이해하고 글을 썼어야 한다. (물론 기업들이야 그런 '힘'을 지닌 블로그를 골라서 리뷰 청탁을 하는 것이 당연했겠지만)

  난 구글 애드센스와 다음 애드클릭스를 덕지덕지 붙인 블로그들은 별로 나쁘게 보지 않는다. (Adblock을 사용하긴 한다만..) 블로깅으로 얻는 부수익이야 각자가 얼마나 충실했냐를 대변해주는 요소이고, 애드센스를 위해 더 열심히 양질의 포스트를 많이 작성할 망정 어느 한 쪽의 이득을 위해 억지스러운 편들어주기를 하진 않으니까. 이 점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도 약 1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어본 적이 있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애드센스를 위한 무차별적 펌로그들은 당장 폐기처분해야 한다고 보지만) 하지만 기업체의 후원이 따르는 경우는 전자와는 확연히 다르다. Todaysppc.com과 mymits.net 에 올라오는 PDA 리뷰들은, 같은 제품을 리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각자가 지적하고 있는 점이나, 언급하는 단점의 수, 단점에 부여하는 중요도가 다른 것일까? Todaysppc는 영리 사이트이고 마이미츠넷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돈의 개입 여부에 따라 그 리뷰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양상을 띠게 되어 있다. Todaysppc의 리뷰는 그런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그 점은 확실히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올블로그 메인에 한참 도배되던 옴니아 리뷰. 다소 짜증나긴 했지만 참아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참아줄 수 있다. (유용도 면에서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자신들이 쓰는 그 '리뷰'들이, 한 쪽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 리뷰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다른 블로거들은 무시한 채 자신만의 생각 속에 틀어박혀 문제점을 인정치 않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자위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내가 다른 이들을 보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다른 많은 블로거들의 의견과 감정을 무시할 경우 블로고스피어라는 사회는 그 온전한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이건 강요가 아니다. 부탁이다.


  p.s. 블로그에 어떤 글이든 쓸 자유가 있다고 해서, 비판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p.s. 물론 물질적 지원을 받고도 정직하게, 아주 정직하게 리뷰를 하는 블로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경우는 이 글에서 제외하도록 하자.
  p.s. 지속적인 비판으로 이미 상당수의 블로거들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리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실제로 블로고스피어는 변화했고.


  추가: 다시 읽어보니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전적으로 내 필력 문제니까 누굴 탓할 생각도 없다. 다시 짧게 정리하자면, 난 광고 리뷰를 쓰는 것 자체에 대해선 누구도 터치하고 싶지 않다. 단지 그 리뷰가 '순수'하고 '공정'한 것처럼 포장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거다. 대가를 받고 하는 리뷰이니만큼 객관성이 다소 결여될 수도 있으니 이 리뷰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말고 하나의 참고자료로 삼아달라, 이런 말 한 마디만이라도 해달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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