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중인 언어의 충돌

2006/06/09 20:11
  뉴스등의 언론매체에서 심심찮게 '아이들의 조기 영어교육이 정신적 발달을 저해한다'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솔직히 어떻게 아이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정신을 해하는지 다가오지 않는 사람도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한글의 토대가 잡히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어떤일이 일어날지 최근 몸으로 느끼고 있다.

  초등학생때부터 배워온 영어와 함께 요즘 시사어학원에서 일어를 배우는 중이다. 영어를 몇년을 배워왔지만 어째 몇달배우는 일어가 수월하게 느껴진다. 항상 접하던 일본애니가 도움이 됬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지금 현재로서 가장 난감한 일은, 영어를 써야할 상황에 영어가 생각이 나지 않고 일본어 단어들만 머릿속에 맴돈다는것이다. (정말 기초적인 단어도 일어로 생각날때가 종종 있다) 또 일본어로 문장을 만들어야할 때도 영어식으로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던가. 그게 심각해져서 한번은 서양인강사에게 일본어로 말을 해버린적이 있다. 문제는 그 말을 영어로 고쳐야 하는데 절대 생각나지 않는다는것이다. 머릿속에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두 언어가 충돌을 일으키는것이다. 나이가 이 정도라 한국어는 확실히 자리가 잡혔고 사용하고 이해하지만, 사실 생활속에서 쓰지는 않는 외국어들을 복수로 배울 때는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하는지 순간적으로 딜레마 비슷한것에 빠져버린다. (이거 정말로 애로사항이다)단어가 다른 언어로밖에 기억나지 않을 때 나의 경우로는 평정심을 조금 잃고 말을 관둬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생각하는것이다. 대화를 끊고. 하지만 대체로 생각을 아무리 해도 기억이 나지 않아 사전을 찾아보고 '아 이걸 왜 잊었었지'해버린다.

  자신이 원하던대로 말이 나오지 않을때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의 경우 이것을 한국어로 해소시킬수 있지만, 한글마저 아직 잘 모르는 영아들의 경우 어떤 언어를 사용해야하는지 당황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으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말은 하고싶고 어떤말을 써야하는지는 헷갈리니 그건 정말 '말 못할 고통'아닐까? 이것이 정신적 발달을 방해한다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겠다.

  솔직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겪은것을 그쪽으로 연결지어 생각해본것이라 과연 생각한 내용이 실제로 아이들에게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두뇌 회전이 빠릿빠릿해서 그리 무리가 없을지도)하지만 분명 어린시기에 언어를 다중습득하는것은 분명히 성장에 방해를 하고 무리를 줄 수 있다고 본다. 또 어떤 언어를 배우려면 그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데 영어로 설명해주면 알아들을수 있나?) 단지 그것을 위해서라도 국어를 일단 다지고 외국어를 습득하는게 이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가 건강 최대의 적이라고 하는데, 가끔 자식들에게 가는 스트레스는 대수롭잖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분명 그 발달중인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고통과 괴로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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